강아지가 페이스타임을 건다면? 동물이 스스로 선택하는 기술 - ACI
저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아끼는 많은 분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삶을 완벽하게 챙겨주고 싶다는 마음이 큽니다. 무엇을 먹을지, 언제 산책할지, 심지어 어떤 친구를 만날지까지 우리가 결정하곤 하죠. 우리는 이것을 '사랑'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이 강연을 보고 저는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우리의 사랑이 그들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키고 있지는 않을까요? Ilyena Hirskyj-Douglas의 TEDxManchester 강연은 이 불편한 질문에 기술이라는 새로운 렌즈를 제시합니다. 펫테크(Pet Tech)를 단순히 동물을 '돌보는' 도구가 아니라, 그들에게 '선택권'을 돌려주는 인터페이스로 바라보는, 동물-컴퓨터 상호작용(Animal-Computer Interaction, ACI)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목차
사랑이라는 이름의 통제
동물이 스스로 스크린을 선택할 때
앵무새가 '라이브'를 선호한 이유
펫테크를 넘어, '종간(種間) 임파워먼트'로
사랑이라는 이름의 통제
우리 모두는 반려동물에게 최고의 삶을 선물하고 싶어 합니다.
우리가 집을 비운 사이, 반려동물은 홀로 남겨집니다.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언제든 세상과 연결되지만, 그들은 우리의 귀가만을 기다립니다. 인간은 반려동물의 삶 대부분을 통제합니다. 식사, 산책, 심지어 만나는 친구까지 결정하죠. 하지만 Ilyena Hirskyj-Douglas는 이 익숙한 스크립트를 기술로 뒤집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녀가 던진 핵심 질문은 이것입니다. “동물에게 인터넷 사용을 허락한다면 어떨까요?” 이 질문은 단순히 재미를 넘어섭니다. 이는 동물을 수동적인 보호 대상에서 능동적인 기술 사용의 주체로 바라보는 거대한 관점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통해 동물에게 선택권과 통제권을 돌려주자는 제안입니다.
동물이 스스로 스크린을 선택할 때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그들만의 '최애' 콘텐츠가 있었습니다.
첫걸음은 반려견 '잭'을 위한 작은 장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집을 비운 사이 잭이 스스로 영상을 선택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놀랍게도, 별다른 훈련 없이도 개들은 이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동물에게도 기술과 상호작용할 본능적인 동기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연구는 동물원으로 확장되었습니다. 흰얼굴사키원숭이에게 비디오와 오디오를 선택할 수 있는 터널을 제공했죠. 여기서 우리의 인간 중심적 편견이 드러납니다. 원숭이들은 평화로운 자연 영상이 아닌, 놀랍게도 해파리 영상이나 시끄러운 교통 소음을 선호했습니다. 우리는 동물의 선호를 얼마나 모르고 있었을까요? 이 기술은 단순히 미디어 소비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원숭이들에게 선택권이 주어지자, 긁기와 같은 스트레스 행동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앵무새가 '라이브'를 선호한 이유
결국, 우리처럼 그들에게도 '진짜 연결'이 중요했습니다.
이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동물의 사회적 고립을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지능이 높고 사회적인 앵무새들에게는 이 문제가 더욱 중요합니다. 연구팀은 앵무새들이 서로에게 영상 통화를 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앵무새들은 자발적으로, 그리고 아주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사용했습니다. 그들은 화면 너머의 친구에게 노래를 불러주거나, 자신의 장난감을 보여주는 등 복잡한 사회적 행동을 보였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앵무새들이 녹화된 영상보다 실시간 라이브 통화를 압도적으로 선호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동물 역시 일방적인 자극이 아닌, 실시간 상호작용의 가치를 분명히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실험에 참여한 보호자들은 100%가 이 시스템이 자신의 새에게 긍정적인 경험이었다고 응답했습니다 University of Glasgow 연구.
펫테크를 넘어, '종간(種間) 임파워먼트'로
기술은 거울이 되어, 우리의 관점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이 강연을 보며 저는 '펫테크'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껏 많은 기술이 '보호자의 편의'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원격으로 사료를 주거나, CCTV로 감시하는 식이죠. 하지만 ACI는 질문의 방향을 바꿉니다. 이 기술이 '동물의 주체성'을 얼마나 확장하는가?
최근 한국에서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 문화가 자리 잡으며 스마트홈과 펫케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ACI의 관점은 이 시장에 더 깊은 철학을 더해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외롭지 않게 '무엇인가를 틀어주는 것'에서, 그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연결하는' 경험을 설계하는 것으로 말입니다. 이는 동물병원에 입원한 동물이 보호자와 소통하거나, 동물원 간의 교류를 통해 사회성을 증진하는 등 무한한 가능성을 엽니다.
이 모든 것은 한 반려견을 위한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기술은 동물의 복잡한 내면과 필요를 이해하는 새로운 창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What if we could instead use technology to flip this script?"
— Ilyena Hirskyj-Dougla
이제 우리는 기술을 '동물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넘어, '동물이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줄 준비가 되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때입니다.
TL;DR
동물-컴퓨터 상호작용(Animal-Computer Interaction, ACI)은 동물을 기술의 능동적인 사용자로 간주하는 연구 분야입니다. 이는 동물의 행동을 단순히 추적하거나 측정하는 것을 넘어, 그들이 스스로 환경을 제어하고, 정보를 얻고, 다른 개체와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설계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 접근법은 동물의 주체성을 존중하고 정신적·사회적 복지를 향상시키는 새로운 가능성을 엽니다.
Ilyena Hirskyj-Douglas의 연구는 동물-컴퓨터 상호작용(ACI)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통해, 동물을 기술의 능동적 주체로 바라볼 것을 제안합니다.
주체성 확인: 개, 원숭이, 앵무새는 별다른 훈련 없이도 스스로 미디어를 선택하거나 영상 통화를 사용하는 등 기술을 주도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선호: 원숭이는 인간의 예상과 달리 해파리 영상이나 교통 소음을 선호했으며, 이는 우리의 인간 중심적 시각에 도전합니다.
사회적 연결의 가치: 앵무새는 녹화된 영상보다 실시간 라이브 통화를 명백히 선호하며, 노래를 부르거나 장난감을 보여주는 등 복잡한 사회적 교감을 나눴습니다.
복지 증진: 미디어 선택권을 가진 원숭이는 스트레스 행동이 감소했고, 영상 통화를 한 앵무새 보호자 100%가 긍정적 효과를 보고했습니다.
EXTE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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