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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기술 혁신, 왜 과학만으론 부족한가

에탄올(C2H5OH)이 오늘날 1,140억 달러 규모의 거대한 산업이 되기까지 200년이 걸렸다는 이야기는, 기후 위기를 마주한 우리에게 꽤 불편한 비유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두 세기를 기다릴 수 없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5년 TED Countdown Summit 무대에 선 쉬하오(Xu Hao)는 이 불편함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과학, 엔지니어링, 비즈니스라는 세 개의 엔진을 ‘동시에’ 점화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저는 이 강연을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우리가 일하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자는 제안"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이 글에서 저는 기후 기술을 하나의 투자처가 아닌, 경제와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로 바라보며 그가 제시한 ‘압축 성장의 공식’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풀어보려 합니다.




목차

  1. 200년의 공식을 10년으로 압축하는 법

  2. 과학은 이미 여기에: 진짜 병목은 '스케일업'

  3. '그린 프리미엄'을 넘어 '그린 디스카운트'로

  4. 혁신의 오케스트라, 누가 지휘할 것인가

1. 200년의 공식을 10년으로 압축하는 법


우리는 종종 거대한 문제 앞에서 '시간이 없다'는 말에 무력감을 느끼곤 합니다.


쉬하오가 에탄올 사례를 든 이유도 바로 그 '시간' 때문입니다. 발견에서 산업화까지 200년이 걸렸던 과거의 선형적(linear) 혁신 모델, 즉 과학적 발견이 끝나면 엔지니어링 단계로 넘어가고, 그 후에야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는 방식으로는 기후 위기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It actually took ethanol more than 200 years to do so. We simply couldn't wait that long."이라는 그의 지적은 우리가 처한 현실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그래서 그가 제시하는 해법은 놀랍도록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입니다. 세 가지 요소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입니다.


The secret to further accelerate the process is also simple. Just do them all at once. — 쉬하오(Xu Hao) 강연



이것은 "일을 서두르자"는 구호가 아닙니다. 과학자가 실험실에서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첫날부터, 엔지니어는 '이걸 어떻게 대량 생산할지'를, 비즈니스 전문가는 '이 기술이 시장에서 어떤 가격에 팔릴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일하는 방식 자체의 근본적인 전환을 의미하는 이 병렬적 접근은, 기술적 난제, 생산 비용, 시장의 요구사항을 동시에 풀어내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핵심 전략입니다.





2. 과학은 이미 여기에: 진짜 병목은 '스케일업'


멋진 아이디어가 논문으로만 남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일까요?


쉬하오의 주장 중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기후 위기 해결에 필요한 핵심 과학은 이미 대부분 존재한다"는 선언입니다. 태양광, 풍력, 에너지 저장, 심지어 탄소 전환 기술까지, 핵심 원리는 이미 우리 손에 쥐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일부 영역에서는 여전한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그는 "So it's not the science holding us up. What about engineering?"이라고 물으며 문제의 초점을 공학적 구현, 즉 '스케일업(scale-up)'으로 옮깁니다.


그는 흥미로운 사례로 CRISPR(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한 스타트업 '가스진(Gas-chain)'을 소개합니다. 이들은 CRISPR 기술로 클로스트리듐(Clostridium) 박테리아를 유전적으로 편집해, CO2를 먹고 부탄올(Butanol) 같은 유용한 화학 물질을 만들도록 했습니다. 이는 과학의 경계를 넘어 합성생물학과 기후 위기가 어떻게 기후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하지만 진짜 도전은 실험실의 성공을 산업적 규모로 확장하는 엔지니어링에 있습니다. 이 과정은 단순히 장비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비용 효율적인 생산 공정을 설계하고 표준화된 부품을 활용해 '더 빠르고, 더 저렴하게' 대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제를 포함합니다. 이는 한국처럼 강력한 제조업 기반을 가진 국가에게 제조업 강국에서 기후 기술 강국으로 도약할 거대한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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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린 프리미엄'을 넘어 '그린 디스카운트'로


아무리 환경에 좋아도, 너무 비싸면 결국 아무도 쓰지 않게 될 테니까요.


과학과 엔지니어링이 완벽하게 준비되어도, 마지막 관문은 '비즈니스'입니다. 기후 기술이 지속가능한 산업이 되려면, 화석 연료 기반의 기존 제품보다 비싸다는 '그린 프리미엄'의 장벽을 넘어야 합니다. 쉬하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그린 디스카운트'의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중국 스타트업 '위안추(Yuanqu)'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산업 폐기물(칼슘)과 포집한 CO2를 결합해, 기존 방식보다 더 저렴하게 탄산칼슘을 생산합니다. 이는 탄소를 '비용'이 아닌 '자원'으로 보는 'Carbon-to-Value' 접근법이 어떻게 환경적 가치와 경제적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이는 그린 프리미엄을 넘어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에서 다룬 논의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모광(Moguang)'의 사례도 인상적입니다. 이들은 전력 없이도 표면 온도를 낮추는 '복사 냉각(Radiative Cooling)' 신소재를 개발했습니다.

  • 핵심 성능: 태양 복사의 93%를 반사하고 열을 우주로 방출합니다.

  • 적용 분야: 건물 지붕, 데이터센터, 물류창고 등 에어컨 사용이 많은 곳에 적용해 막대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 파일럿 프로젝트: 다구 빙하(Dagu Glacier)에 이 소재를 적용한 파일럿 프로젝트에서는 빙하 융해 속도를 최대 80%까지 감소시키는 성과를 보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혁신적인 기술이 실험실을 나와 실제 시장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결국 수익성을 증명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필수적입니다.





4. 혁신의 오케스트라, 누가 지휘할 것인가


훌륭한 연주자들만 모인다고 해서 최고의 교향곡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쉬하오가 제안하는 융합 모델을 '혁신의 오케스트라' 비유로 이해합니다. 과학자는 위대한 악보(작곡가)를, 엔지니어는 완벽한 악기(제작자)를, 비즈니스 전문가는 화려한 무대(공연 기획자)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각자의 방에서 따로 연습한다면 결코 조화로운 연주를 들려줄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들 모두가 하나의 악보를 보고 연주하도록 조율하는 '지휘자'입니다.


이 모델은 텐센트(Tencent)가 운영하는 'CarbonX' 프로그램의 핵심 철학이기도 합니다 텐센트 탄소중립 목표 및 활동. 유망한 기후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해, 이 세 가지 요소가 초기부터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이는 혁신을 위한 조직 설계: 사일로 부수기에서 강조한 다학제적, 프로젝트 기반의 팀 구성과도 일치합니다.



강연 말미에 쉬하오는 "I'm definitely drunk on the possibility of a better and a cleaner future."라고 말합니다. 이는 단순한 희망에 취한 것이 아니라, 세 개의 축이 동시에 움직일 때 폭발하는 '혁신의 속도'를 목격한 사람의 확신에 가깝습니다. 그가 200년의 역사를 10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이유입니다.

서두에 저는 이 강연을 '일하는 방식의 재설계'에 대한 제안으로 읽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과학은 더 이상 혼자 세상을 바꾸지 못합니다. 어쩌면 기후 위기라는 거대한 문제는, 우리에게 각자의 전문 영역에 갇혀 있던 '사일로'를 부수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는 새로운 방식을 배우라고 강요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방식이 우리가 스타트업의 '죽음의 계곡'을 건너는 법이라 부르던 험난한 과정을 통과하는 가장 빠른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속한 조직, 그리고 우리 사회라는 거대한 오케스트라는, 이 깨끗한 미래의 가능성을 향해 함께 연주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People Also Ask

기후 기술 혁신을 가속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쉬하오에 따르면 과학적 발견, 엔지니어링,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순서가 아니라 동시에 진행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기술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물질로 바꿀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탄소 전환 기술은 CO₂를 부탄올 같은 화학물질이나 탄산칼슘 같은 자재로 바꿉니다. 강연에서는 CRISPR로 CO₂를 먹는 박테리아를 만든 스타트업 가스진 사례가 소개됩니다.

에너지 없이 냉각하는 기술이 정말 있나요? 복사 냉각 기술이 그 예입니다. 특수 소재가 태양열을 대부분 반사하고 남은 열을 우주로 방출해 별도 전력 없이 표면 온도를 주변보다 낮게 유지합니다. 건물, 데이터센터, 도시 인프라에 응용될 수 있습니다.

기후 기술 분야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 사례는 무엇인가요? 강연에서는 가스진, 위안추, 모광이 언급됩니다. 각각 CO₂를 화학물질로 전환하거나, 폐기물과 CO₂로 저렴한 소재를 만들고, 에너지 없는 냉각 소재를 개발하며 기후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텐센트는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텐센트는 자체 탄소중립 목표를 세우는 동시에 CarbonX 같은 프로그램으로 기후 기술 스타트업을 지원합니다. 과학·엔지니어링·비즈니스 융합을 돕는 투자와 파트너십을 통해 기후 행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3줄 요약: 우리가 기후 기술을 대하는 법

기후 기술 혁신을 위한 융합 모델은 과학, 엔지니어링, 비즈니스 세 축을 초기부터 통합하는 전략입니다. 전통적인 선형 개발 방식과 달리 이 모델에서는 과학자가 시장성과 규제를, 엔지니어가 생산 비용을, 비즈니스 리더가 기술적 제약을 함께 고려합니다. 이를 통해 개발 기간을 줄이고 상용화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 기후 위기 해결에 필요한 핵심 과학(태양광, 탄소 전환 등)은 이미 상당 부분 준비되었습니다.

  • 진짜 혁신은 '과학 → 공학 → 사업'의 순차적 방식이 아닌, 세 영역을 초기부터 '동시에 병렬적'으로 추진하는 융합 모델에서 나옵니다.

  • 쉬하오(Xu Hao)는 이 융합 모델을 통해 에탄올이 200년 걸렸던 산업화 과정을 기후 기술에서는 10년 내로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공식 TED 강연 페이지 (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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